얼마전 4.15 총선이 있었다. 결과는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났고, 여당을 지지하는 세력은 현재까지도 한껏 고무되어있다.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이야기를 나누기에 부적절한 주제가 있다. 바로 종교와 정치 이야기다. 이 둘은 절친한 친구도 한번에 등을 지게 만들 수 있는 사악한 힘을 갖고 있다.
연인사이라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와 종교나 정치색이 다르다면 부딪히는 일이 한번이라도 생기게 될 것이다. 따라서 결혼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결국 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래 소개할 사연에는 한 층 더해 '상견례 자리' 에서 정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잘 드러나있다.
종교와 정치라는 거창한 말 대신 우리는 종교를 '자신이 추구하는 신념' 으로, 정치를 '세상을 보는 관점' 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신념과 관점은 인간의 자아형성에 있어서 뼈대가 되는 부분이다. 때문에 다른 사람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내 것을 수정하거나 다른 사람의 것을 수정하라고 말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글에서 여성의 어머니는 자신의 관점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고있다. 무려 불법 행위까지 저지르면서. 그러나 둘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어머니를 두둔하는 여성의 태도임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결국 결혼은 둘이서 하는 것이고 여성이 어머니를 잘 커트했다면 둘간의 관계는 파국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가장 이상적인 만남은 종교와 정치색이 같은 사람끼리 만나는 것이다. 요즘에는 본격적으로 만남을 시작하기 전에 종교를 확인하는 것이 꽤나 일상화 된 편이다. 하지만 정치색은? 보통의 사람들은 이를 얘기하기 매우 꺼려하고 또 남에게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대게 친해질대로 친해진 상태거나 이미 사귀고 있는 상태에서 상대의 정치색을 알게 되는데, 알고보니 서로 다른 정치색을 가진 경우를 주위에서 빈번하게 찾아볼 수 있다. 필자도 정치적인 이야기를 나눌때마다 크게 싸우거나, 혹은 결국 파국을 맞는 커플들을 주변에서 많이 봐왔다.
두 사람의 관계가 그냥 '불편' 한 수준에서 '대립' 의 구도로 발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런 사람들은 개인마다 신념과 관점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고, 또 그것을 구분하고 정의하는데에 있어 옳다/그르다 를 독자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독불장군' 스타일은 상대방의 신념과 관점을 무시하고 나의 것을 무조건 관철하려 든다. 상대방의 것은 틀리고 나의 것은 맞는다. 한쪽이 타협 의지를 갖고 있더라도 모두 내어주지 않으면 절대 타협이 되지 않는 것이다.
물론 둘 사이의 괴리감이 너무 커 도저히 섞이지 못할 수도 있다. 콜라에 멘토스를 섞으면 폭발하는 것 처럼 말이다.
사연에 등장한 관계는 콜라와 멘토스 였을까? 아니면 '독불장군' 에 의한 파국이었을까?